성전(Sacra Traditio)
성전(Sacra Traditio)은 계시를 전달하는 주체다.
우리는 신구약성경을 하느님의 공적인 계시로 받아들인다. 사실 성경은 하느님 계시의 핵심이다. 그러나 성경만이 계시의 전부일까? 개신교에서는 ‘예’ 라고 한다. 그러나 가톨릭에서는 ‘아니요’ 라고 한다. 그 이유는 신구약 성경이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신앙 공동체의 삶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구약성경은 이스라엘 백성이라는 신앙공동체가 하느님을 체험하고 유일신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고백한 것을 기록한 책인데, 이스라엘 백성의 역사라는 큰 틀 안에서 형성되었다. 신약성경은 나자렛 예수님을 그리스도요 하느님의 아들로 고백한 초대 교회의 신앙고백을 기록한 책인데, 초대교회의 역사라는 커다란 틀 안에서 형성되었다. 이러한 신앙 공동체의 ‘역사라는 커다란 틀’ 을 일컬어 성전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성전이라는 커다란 테두리 안에서 성경이 형성되었다.
그러므로 성경은 하느님의 계시 전체를 포함할 수 없다. 성경만이 계시 전체라면 성경안에 있는 단절된 역사, 공백 기간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성경은 성전 안에서 기록되고 해석되고 보충되어 형성된 책이다. 그리스도교는 ‘책의 종교’ 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전통의 종교’다. 성경을 하느님의 말씀으로, 거룩한 책으로 규정한 것은 교회의 살아 있는 성전이었다. 사실 신구약 성경 어디에도 어느 책이 성경이라고 쓰여 있지 않다. 그것을 규정한 것은 성전이었다. 즉 신앙 공동체의 살아 있는 전통이 성경을 형성시켰다.
만일 성전이 없다면 성경은 죽은 글자일 뿐이다. 교회의 살아 있는 성전 덕분에 성경이 하느님의 말씀이 되고 신앙 공동체의 규범이 된다. “성전으로 교회는 성경의 온전한 정경을 인식하게 되었고 또한 성전으로 성경은 한결 더 깊이 이해되고 교회 안에서 그 힘을 발휘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성전과 성경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또 상통한다. 이 둘은 동일한 신적 원천에서 솟아 나와 어떤 방식으로든 하나를 이루며 같은 목적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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